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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남쪽나라로 온 나의 애마 VC어드밴스


 

* 농장의 상단의 나의 애마 그리고 농장앞 정경. 바다 건너편이 증도이다. 2017년2월 라이카M3 35mm f2 6군8매

 

오랜만에 글을 올려본다.

그동안 무엇에 그리 쫓겨 살았는지,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지..

그래도 그동안 묵묵하게 나의 홈페이지는 주인없이 자리를 지켰고 방문하는 손님들을 맞이해 왔다.

어떤 손님이 어떤 생각을 하며 왔는지는 알 길이 없고 나는 단지 홈페이지 하단의 흔적을 통해 그분들의 숫자만을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이 은퇴는 나의 일이 아니라 나의 애마 어드밴스에 대한 것이다.

나의 애마 어드밴스는 1996년산이다.

오늘이 2018년 12월25일 성탄일이니 나의 애마의 나이는 22살이 넘었고 내년 여름에는 23살이 된다.

오토바이로서는 꽤나 장수한 셈이라고 할까?

 

작년 겨울 나는 그간 결심했던 것을 실행하기로 했다.

나의 애마를 서울의 혼잡한 도로에서 은퇴시키고 한적한 시골에서 마지막 여생을 보내게 하기로 말이다.

고민끝에 화물로 무안까지 보낸후 무안에서 신안까지 직접 운전해서 가는 방법을 택했다.

남쪽나라라 서울보다 훨씬 따스하긴 했지만 1월의 남서해안 바닷바람은 매서웠다.

수없이 강풍에 흔들리며 나의 애마는 목적장소인 농장의 관리사에 도착했다. 나는 이곳을 당촌자연농장 그리고 당촌갤러리라 불렀다.

나와 당촌갤러리와의 인연은 다음에 소개하기로 한다.

 

나는 언젠가는 홈페이지를 찾는 분들이 단순히 컴퓨터의 화면을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이곳의 자연농장과 갤러리를 걸으며 이 아름다운 자연과 강인하면서도 인자한 이곳의 어른들을 만나고, 땅의 소리를 들고 대화하는 꿈을 꾸기도 했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온갖 풀들과 칡들속에서 나무들이 자라고 있고, 때로는 가깝게 때로는 멀리 보이는 해변은 밀물과 썰물때마다 다른 자태를 은은히 뽐내며 있고, 주변의 논과 밭은 계절마다 변신하곤 하는데, 나는 농장의 중턱에서 나무그늘 아래 앉아 멀리서 가까이 주변을 돌아보며 특유의 신비한 느낌에 취해 있곤 했다. 나는 누군가도 그 자리에서 자신의 방식으로 나처럼 신비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고개를 들어 멀리 고추밭을 바라보면 노농이 허리를 굽혔다 펼때마다 하얀 모습이 드러났다 푸른 고추숲 사이로 사라졌다 한다. 인가 하나 없는 마을 서쪽 고개너머 일대를 사람들은 등구넘이라 불렀다. 등구넘의 어느밭에 있던지 나의 농장에서는 농부들의 모습을 다 볼 수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나에게는 흰점처럼 보일정도로 멀리 있거나 바로 아랫 밭에 가까이 있거나 나는 그 노농들과 신비한 유대감이 항상 느껴지는 것이다. 나는 그 노농들 또한 멀리 높이 보이는 농장 중턱에서 일하고 있는 나를 그들을 바라봐주고 지켜주는 동료로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때로 등구넘의 농장은 멀리서 때로 자애롭게 때로는 간절하게 나를 부른다.

그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도 나는 느낄 수 있다.

농장의 생명들이 잠시 쉬어가는 12월 겨울의 밤에, 올해의 그 어느날 밤새 나를 겁주기도 달래기도 하면서 밤새 소리치던 농장의 함성을 기억한다.

 

나의 애마에게 당촌갤러리는 은퇴지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의 장소가 될 것이다.

 

   

김화용. 2018.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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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Hwayong, Kim     khy906@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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