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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연한 만남


    새만금 갯벌위에서. 새만금방조제를 경계로 양쪽의 갯벌의 양태가 너무 달랐다. 밀물은 들어오고 이 광활한 갯벌의 양쪽을 모두 돌아보기는 불가능해 보였다. 시간이 없다. 나는 바이크를 몰고 갯벌속으로 뛰어들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새만금갯벌은 차량까지 다닐 정도로 펄의 두께가 얕고 단단한 곳이 많았다. 2003. 10. 25.

 

 

    나는 대중교통을 이용한 도보위주의 여행을 즐기는 편이다. 모든 여행은 커다랗고 무거운 배낭을 짊어진 도보이동과 기차, 버스, 연락선으로 이루어졌다. 간혹 친구들이나 지인들과 승용차를 이용한 여행도 있었지만 항상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일단 나는 주변을 둘러보며 가기를 좋아하는데 기차나 버스의 넓고 높은 위치에 익숙한 나에게 승용차의 밀폐된 듯한 느낌과 낮은 시야가 왠지 답답하게 느껴졌고 간혹 가다가 들려보고 싶은 곳이 있더라도 동행인들을 의식해야하기에 매번 잠깐 들렸다 가자고 하기도 미안스런 일이었다.


   반면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한 여행은 비록 배낭을 짊어지고 힘든 걸음을 할 때가 많았지만 그래도 여행의 즐거움 측면에서는 오히려 몇 배는 좋았던 것 같다. 그러나 역시 아쉬움이 있었는데 그것은 여행기간에 원하는 곳을 돌아보기에 너무 느리다는 것이었다. 짊어진 배낭의 무게야 뭐 가진 것은 힘밖에 없으니 몸으로 얼마든지 때울 수 있다고 치더라도 말이다. 특히 외진 바닷가에 가서는 그 불편함이 더 커지곤 했다. 돌아보고 싶은 곳은 많은데 걸어서 가다보면 한  두 시간이 가버리는 것은 예사다. 물론 걸으면서 유유히 즐기는 기쁨이 크기는 하지만 특히 해안지대를 돌아볼 때는 그 조수의 시간이 중요하기 때문에 한 시간 때로 몇십분 늦게 도착하게 되면 그것은 다음 조수 즉 6시간 넘게 기다려야함을 의미하거나 때에 따라서는 하루를 더 기다려야하는 커다란 부담을 의미하기도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영종도에 갔을 때 한번은 민가에서 자전거를 빌려 타는 방법을 시도했었다. 그런데 그 효과는 매우 훌륭했다. 필요한 물건이 있을 시 포구까지 한 두 시간 달려가서 사올 수도 있었고 당연히 주어진 시간에 더 많은 곳을 돌아볼 수도 있었다. 물론 하루 종일 타다 보면 몸은 파김치가 되지만 그래도 그게 어딘가? 아마 이때부터 나는 비슷한 용도이면서 자전거보다 훨씬 편리하고 빠른 오토바이의 필요성을 의식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어느날 우연히 한 인터넷의 사이트의 중고거래란을 보고 다 낡은 중고 125cc 바이크 한 대를 구하게 된 것은 이로부터 약 일년이 지나서였다. 내가 오토바이를 타본 것은 이전까지 열 번이 채 되지가 않았다. 그것도 한번 빼고는 전부 1km 이내 거리였다. 그러나 나는 과감히 도전하기로 하고 그중의 한 오토바이주인에게 전화를 했다. 춘천사람이었다. 원하는 가격을 물어본 후 나는 곧바로 그 사람에게 그 돈을 입금시켰다. 다른 것은 모르지만 엔진하나는 자신한다는 그 말을 믿었다.

 

    다음날 나는 청량리역에서 밤 8시가 넘도록 초조하게 화물열차가 오기를 기다렸다. 드디어 기차가 도착하고 물건을 받아 기쁜 마음에 오토바이에 올랐으나 도무지 할줄 아는 것이 없었다. 기어를 중립으로 놓아야하는데 잘되지도 않아 시동을 걸지도 못하겠고... 결국 예전에 배운 비상수단, 쭈욱 밀고 달리다 올라타는 수법으로 오토바이의 시동을 걸고 번호판도 없는 오토바이를 면허도 없이 골목골목 누비면서 2시간이 걸려서 혜화동로타리까지 올 수 있었다. 나와 이 오토바이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에 본 오토바이는 외관이 밤에 보았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연료통은 양쪽이 찌그러져 있었고 앞의 헤드라이트와 윙커들은 사고의 흔적으로 심하게 긁혀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핸들까지도 휘어져 있었다. 한번 어디에 진하게 들이 박은 모양이다. 나는 전주인이 말한 주행거리 8600km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정말일까? 아님 조작일까? 이제 바라는 것은 8만6천km가 아니었길 바랄뿐이다. 하지만 나는 왠지 내가 최초로 소유해보게 된 이 낡은 오토바이에게 무언가 강하게 끌리는 것이 있었다. 그리고 그 느낌대로 나는 이 낡은 오토바이와 함께 두달동안 4차례에 걸친 자유의 시간을 만끽하게 되었다. 먼 거리는 아니지만 짧지만도 않은 총 2600km였다. 나의 실수로 두 번 넘어졌고 한번은 나주의 한 시골길에서 전복되었었다. 그러나 다행히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 그리고 더 놀랍고 고마웠던 것은 이 다 낡은 96년식 국산 중고 오토바이는 그 짧지 않은 여행에서 잔 고장 한번 일으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금부터 전개될 글은 이 네 번의 오토바이 투어에 걸친 이야기들이다. 나는 내가 느낀 것들을 오토바이위에서 내가 담았던 사진들과 더불어 솔직하게 적어볼 생각이다. 나처럼 오토바이 투어를 계획하고 있는 초보자들에게는 어느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내용을 하나씩 추가해 나갈 것이다. 이 초보자의 오토바이 투어는 총 4회에 걸쳐 이루어졌다. 경험이라 내세우기에도 우습다. 첫 번째 투어지는 대부도였다. 추석을 전후해 400km 정도의 거리를 주행했다. 두 번째 투어지는 양평의 용문산이었는데 겁도 없이 동생을 뒤에 태우고 밤 8시에 출발을 하였었다. 주행거리 200km 였다. 세 번째는 포천-철원-화천-양구-춘천을 거치는 527km의 투어였다. 마지막 투어는 2주전에 있었던 남서해안 투어로 주행거리 총 1448km였다. 총 2600km를 두달 동안 4회에 걸쳐 한 셈이다. 무조건 안전을 첫째로 중시했고 투어시에 가급적 과속하거나 서두르지 않으려고 최대한 노력했다. 몇 십분 일찍 가려다 오히려 며칠, 몇 달이 더 걸릴 수도 있다. 그러나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다면 시간은 앞으로도 또 있을 것이기에 어디든 갈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투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일주일동안 나는 날마다 거의 12-14시간동안 오토바이 위에 앉아있었다. 하루종일 온몸으로 느꼈던 시골 국도와 이름모를 수많은 시골길들의 정겹고 아름답던 풍경들과 소박하고 다정했던그 위의 사람들, 가을을 느끼게 해주던 시골마을 특유의 무언가를 태우던 냄새들, 향수를 불러 일으키던 그 냄새들은 노을이 지는 저녁무렵에는 더욱 진하게 퍼졌었다, 맑은 높푸른 가을하늘 아래 빛나던 아직 때묻지 않은 호남의 남해안은 또 얼마나 아름다웠던가! 적막하리만큼 고요했던 아름다운 시골 국도를 나는 홀로 달리고 달렸었다. 그것은 잊을 수 없는 정말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최대한 안전에 주의해서 사용한다면 바이크는 분명 아주 편리하면서도 매력적이고 인간적인 여행도구라고 생각한다. 바이크는 사륜자동차 못지 않은 기동성도 제공해주면서도 여행지의 분위기를 그대로 피부로 느끼게 해준다. 바이크위에 있는 동안 라이더는 항상 외부와 직접 연결되어있다. 공기를 직접느끼고 냄새를 맡을 수 있으며 어디든 멈추어서서 행인과 언제든 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행인은 바이크를 타고 있는 라이더를 차량으로 보기보다는 사람으로 인식한다. 자동차운전자와는 달리 라이더는 밀폐된 기계속에 고립된 존재가 아니다. 그러나 이것은 장점인 동시에 안전성면에서 커다란 단점이 되기도 하는 양면을 가지고 있다. 그 어떤 것도 사람의 생명이나 건강만큼 소중한 것은 없을 것이다. 바이크 사용시에, 자기 자신이나 타인의 안전은 바이크가 줄 수 있는 어떤 즐거움이나 편의성보다도 절대적으로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토바이 여행을 하다보면 어디서든 오토바이 운전자들을 만나게 되는데 어떤 보이지 않는 친밀감을 서로 느껴서인지 쉽게 친해지는 것 같았다. 이 글을 읽는 분들 또한 같은 라이더로서 많은 분들이 어느 부분에 있어서는 나의 생각에 쉽게 공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비록 한 때이나마 나의 정든 낡은 어드밴스와 가졌던 행복한 시간들을 추억하며 글을 남기고자 한다. 혹시라도 혼자 여행을 떠나려는 초보라이더들에게 이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럼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이 되시길....

    

   김화용. 200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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