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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강은 돈강이다." --- 카메라 교체에 대한 에피소드  



 오래전의 이야기이다. 세상 살다보니 골치아픈 일도 많았는데 오랜만에 여행도 하고 머리도 식힐겸 잠시 바람을 쐬기로 하고 급작스럽게 배낭에 간단한 세면도구만 챙겨넣고 청량리역에서 무작정 기차에 올랐다. 카메라도 잊지는 않았다. 단지 변화가 있었다면 그간 사용해왔던 카메라가 아닌 황학동에서 10만원에 충동적으로 구입했던 1.2 구형 무코팅렌즈가 달린 캐논 FTb(? 아주 튼튼하고 쓸 만한 카메라였다. 무코팅렌즈는 자연스런 색감을 보여주었고)를 가지고 떠났다는 것뿐.

  마음이 내키는 대로 내린 곳은 강원도 영월. 영월에서 하루밤을 보낸 후 나는 동강을 따라 정선까지 거슬러서 걸어 올라가기로 하고 아침 일찍부터 걸음을 시작했다. 당시 동강은 깨끗했지만 동강의 유명세가 시작되면서 리프팅 회사들이 마구 생기는 등 점차 시끄러워지는 그런 분위기였다. 결국 지금의 동강은 너무 많이 달라져 버렸는데,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사람들의 지나친 욕심이 만드는 일이란 결과가 뻔한 것이다.

  때는 무더운 여름이었지만 동강은 듣던 대로 깨끗하고 아름다웠다. 강가의 절경을 따라 걸어 올라가면서 나는 여러 절경들을 카메라에 담아두었다. 여러 기암괴석과 그 옆을 감고 도는 푸른 강물..... 시퍼런 강물과 기묘하게 조화를 이루던 계곡들.....   정말 아름다운 자연속에 묻혀 있다는 그 하나만으로 행복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카메라는 완전수동으로 무거웠지만 아주 튼튼하였다. 단지 그것을 처음 사용해 본다는 것이 약간 걸릴 뿐이었다. 모든 것이 순조로왔다. 정오경이 되면서 배가 고파졌다는 것을 빼고는... 그러나 중간에 마을로 나가서 식사를 해결할 수도 없었다. 급히 오느라 현금을 챙기지 못해 주머니에 있는 것은 달랑 오천원, 어떻게든 정선까지는 가야 모든 것이 해결될 수밖에 없었다.

  길은 생각보다 험했다. 중간중간 강을 건너야만 계속 강을 거슬러 갈 수 있었다. 다행히 소형보트를 타고 내려오는 사람들이 있어서 이분들의 신세를 지며 걸음을 계속할 수 있었다. 험한 곳을 걸어갈 때는 물이 허리까지 차오르기 때문에 카메라를 배낭 맨위로 놓고 걸어야 했다. 정말 큰 문제는 한 계곡을 지나던 중 발생했다. 별안간 깊어진 지점에서 그만 머리끝까지 물에 빠져버린 것이다. 순간 나는 카메라가 의식되어 신속하게 바위위로 올라와 카메라를 살폈다. 물이 좀 젖어있었지만 필름장전레버를 돌려보니 돌아가는 느낌이 괜찮아 보였다. 처음 사용해 보는 기종이라 느낌이 좀 다르긴 했지만..... 이후로도 계속 정선으로 올라가면서 나는 열심히 셔터를 눌렀다.      

  불행뒤엔 행운도 온다던가? 1시간 가량 계속 올라가다가 물이 천천히 흐르면서 허리정도 물이 차는 강바닥에서 나는 이상한 푸른잎들이 가라앉아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나는 자세히 이것을 들여다 보고 이상하다 싶어 그것들을 몇 개 집어올렸다. 아니 이것은 분명 만원짜리 지폐가 아닌가? 그것도 한두장이 아니었다. 모두 건져보니 만원짜리 11장과 거의 글씨가 헤어진 10만원짜리 수표한장. 믿어지지가 않았지만 분명 현실이었다. 태어나서 만원짜리도 주운 적이 없었는데.... 이것은 동강을 잘 다녀가라는 산신령, 아니 강신령의 계시? 나는 신이나서 혼자 어리둥절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

 


  ......  중략.............

 

   정선에 도착한 후 나는 솔직히 기분이 좋긴했지만 한편 돈을 잃고 속상해 했을 이돈의 주인 때문에 상당히 신경이 쓰였다. 여러가지 추리를 해 본 결과, 당시 리프팅 비용은 한팀에 20만원, 그렇다면 만원은 강사에게 주는 팁. 아마도 리프팅을 하다 빠뜨린 것이 분명했다. 나는 한 리프팅업소를 찾아가 이같은 리프팅업소가 몇 개가 되는지 물어보았다. 놀랍게도 이미 오십개 가까운 리프팅업소가 있었다. 주민들은 이들로 인해 동강이 훼손되고 물고기들이 산란을 하지 못해 물고기 수가 급감했다고 불평하고 있었다. 한 때의 즐거운 리프팅, 그 뒤에는 또 하나의 어두운 그림자가 있었다. 나는 돈의 주인을 찾는 일을 포기하였다. 하루에도 수백팀이 강을 따라 내려오는데다 그돈을 넣었던 편지봉투가 주변에 헤어져 흩어져 있었던 것을 생각해 볼 때 그돈은 적어도 일주전이나 이주전에 물에 빠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돈을 강신령의 선물로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돈을 되돌려 주어야 할 사람을 찾기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언젠가 다른 방법으로 누군가에게 나의 빚을 대신 청산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것은 분명 나와 신령사이에 맺어진 영원히 소멸되지 않을 또 하나의 채무관계였다.

 


  그러나 이러한 즐거운 여행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여행에서 남긴 사진은 위의 사진 한장뿐이다. 물에 빠졌을 때 카메라에 물이 스며들어 필름이 달라붙어 버렸기 때문이다. 카메라의 감각이 달라 평소같았으면 감지했을 카메라의 이상을 감지하지 못하고 나는 36컷짜리 필름을 50회도 넘게 눌러댔다. 이 여행은 나에게 잊을 수 없는 즐거웠던 추억과 함께 중요한 촬영에서 카메라의 교체는 아주 주의해야 한다는 작지만 중요한 교훈도 가르쳐 주었다.  

 

   아쉽게도 이제 예전처럼 아름다운 동강은 볼 수 없게 되었고 그때의 동강은 내게 기억으로만 남겨져 있다. 사진은 당시 물에 젖은 옷과 돈을 말리면서 캐논카메라로 찍어놓은 것이다. 이후로 나에게 너무도 아름다웠던 푸른 동강은 동시에 행운의 돈강으로 영원히 각인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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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Hwayong, Kim     khy906@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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