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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카 M  이야기  6 : 가난한 사람들의 카메라, 라이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라이카를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로 생각한다. 사실 과거에는 고급카메라가 부자들의 상징인 때도 있었다. 과거 라이카 M바디에 렌즈하나가 수백만 원 하던 시절에는 라이카 하나 살 돈으로 서울에서 집을 한 채 살 수도 있었다. 일제 카메라도 니콘 F나 F2의 경우 아무나 살 수 있는 카메라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라이카를 가지고 다닌다고 해서 대단하게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리고 사실 사진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라이카가 무엇인지도 잘 모른다. 라이카를 의식하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사진과 카메라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뿐이다.

  그런데 사진인들 사이에서는 라이카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이로 기인한 거부감 같은 것들이 남아있는 것 같다. 이러한 현실은 각 카메라 관련 사이트들의 사용기란들을 검색해 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사람들 중에 상당수에 해당되는 분들은 라이카에 못지않게 비싼 일제렌즈를 가지고 있다. 한 번은 야외에서 촬영중에 서너 분이 그것이 라이카냐 물어보시며 신기한 듯 구경을 하시면서 비싸지 않느냐 물어 본 일이 있었다. 그 때 그분들이 가지고 있던 장비는 캐논 카메라에 줌을 달고 있었는데, 내가 렌즈의 가격을 물어보니까 140만원에 샀다고 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그 줌을 살 돈에 약간만 더 보태면 클레식 라이카에 기본 50mm를 장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과연 금전적 이유에서 라이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인지 궁금했다. 물론 그만한 망원이나 줌을 라이카로 장만한다면 상당한 재정적 부담이 될 것이다. 그러나 꼭 망원이나 대형줌이 있어야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 라이카의 렌즈들의 특징들은 35mm, 50mm의 기본렌즈들에서 잘 발현된다.

  이제는 라이카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나 부담감과 그로 인한 라이카 소지자에 대한 반감은 버려야 할 시대이다. 물론 아직도 라이카의 가격이 부담스럽기는 하다.  그러나 과거와는 많이 다르다. 나와 같이 그리 여유 있지 않은 사람도 마음만 먹는다면 약간의 부담만 감수하면 언제든 M바디에 35mm 또는 50mm 표준렌즈를 달고 거리를 활보할 수 있다. 왜 비싼 신형만을 고집하는가? 표면이 다 떨어진 M 구형 바디들도 기름만 제대로 칠해주면 부드럽게 아무 문제없이 제 기능을 발휘한다(아마도 주인 수명보다도 더 오래). 시장의 문제? 너무 국내에만 시선을 고정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달라 유출의 문제? 국내에서 사는 카메라들은 다 국산인가? 결국 누구인가가 외국에서 구입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값싸게 좋은 물건만 욕심내지 않고 구하면 충분하다. 어차피 구입할 것이라면 업자들의 해외 구입가격보다 더 싸게 더 좋은 물건을 들여올 수 있다면 그것이 경제를 구하는 것이다. 이상하리만큼 부도덕하고 비합리적인 우리의 카메라 시장 속에서 수 많은 사용자들이 구입한 장비에 대한 불만족으로 장비를 계속 되파는 과정에서 드는 금전적, 사회적 비용은 가히 엄청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득을 보는 것은 오로지 썩을대로 썩은 업자들뿐이다.


   나는 나와 같은 가난한 라이카 입문자들을 위해 글을 올리고 있다. 나는 라이카가 가난한 사람들의 카메라라는 언뜻 이상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당연한 논리를 전개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장기적으로 라이카는 훨씬 작은 유지비용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제대로만 사면 일단 고장이 없으니까 수리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한번 구입하면 쓸데없는 변덕이 생기지 않는 한 일평생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없으므로 교환으로 인한 지출이 발생하지 않는다. 마음에 들지 않는 카메라를 사용하면서 카메라 상점을 지날 때마다 다른 카메라 구경을 해야하고 수시로 인터넷의 장터를 뒤적이는 시간적 정신적 낭비는 필요치 않을 것이다. 아마도 주인보다 수명이 길 것이므로 카메라 추가구입 비용도 필요없을 것이다.

  대신 가난한 라이카 이용자들은 많은 장비를 갖출 수 없다. 이점 역시 내 경우에는 사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빈약한 장비의 합리화인가?). 내가 가진 렌즈는 35mm, 50mm 둘 뿐이다. 90mm를 사용했던 적도 있지만 경제적 이유에서 처분할 수밖에 없었다. 대신 이제는 발로 잃어버린 40mm의 차이를 해결한다. 그리고 이제는 몸 전체가 살아있는 줌렌즈가 되어 피사체 주변을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이 훨씬 즐거운 과정임을 깨닫게 되었다.

  포트레이트도 이 두 렌즈로 해결한다. 인물사진을 찍을 때 문제가 되는 경우는 사협 주최의 촬영대회에 참가할 경우뿐이다. 촬영대회는 여러가지 면에서 가난한 라이카 사용자들을 거부한다. 일단 인위적으로 조성된 부자연스런 분위기는 라이카렌즈의 분위기와 잘 조화되지 않는다. 물론 얼마든지 라이카로도 화사하고 아름답게 사진을 만들 수는 있다. 그러나 무엇인가 부조화가 느껴진다. 접근의 문제는 결정적 제약이다. 모델 한 명 세워놓고 수십명이 여기저기에서 촬영하는 상황에서 50mm의 한계는 더욱 분명해 진다. 제대로 화면 가득 모델을 채울 기회도 오지만 오랜만에 화인더에 가득히 담을 수 있는 것은 휴식시간 커피마시는 모델의 모습뿐이다. 촬영시간 중 모처럼 위치를 잡지만 곧 허사가 된다. 두꺼운 철판과 커다란 줌을 장착한 사람이 별안간 앞을 막는다. 그리고는 한 장만 찍고 빠지겠다고 한다. 그러나 결정적 장면이 모두 지나 휴식시간이 올 때쯤 그는 자리를 비켜준다.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모처럼 처음 가본 촬영대회에서 느꼈던 점이다(아마 마지막 경험이 될 것이다). 이런 경우들을 제외하면 인체줌은 렌즈 초점 차이의 대부분을 문제없이 채워준다. 렌즈 선택의 폭이 작기 때문에 그만큼 선택의 고민도 작아진다.

  또 하나, 라이카는 속사를 위한 카메라는 아니다. 저격용 장총에 가깝다. 따라서 정확한 순간에 정확하게 쏘아야만 한다. 순식간에 서너 롤의 필름을 잡아먹는 아무거나 하나 맞아라 쏘는 일제 발칸포와는 사용방법이 달라져야 한다. 가난한 라이카 사용자들에게는 충분한 실탄이 없다. 그 대신 정확하게 목표물에 한 발 한 발을 명중시킬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한다. 이러한 라이카의 특성 또한 나 같은 가난한 사용자들에게는 잘 어울린다.


  나는 이제 라이카가 돈 많고 여유있는 사람들의 과시용 물건이라는 종전의 관념이 종식되기를 바란다. 물론 실제로 그런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주변에 경제적 여유가 충분해서 라이카를 쓰고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이 라이카의 렌즈가 주는 그 매혹적인 느낌에 심취해서 용돈을 아껴가며 라이카 중고를 구입해서 사용한다. 그러나 이 분들이 갖는 사진이나 라이카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나는 더 이상 라이카 사용자가 다른 일제 카메라 사용자들의 이유없는 질투의 대상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라이카를 사용하는 많은 사람들은 단지 원하는 사진을 얻기 위해 라이카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물론 단지 소유욕과 과시욕 때문에 많은 라이카를 가진 사람도 있다. 그러나 사용자와 수집가는 분리되어야 한다. 그리고 수집가의 취향 또한 인정해야 할 것이다. 왜 모두가 같은 생각, 같은 행동을 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는가? 서로 다른 환경과 개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얼마나 조화롭고 아름다운 일인가? 그들은 그들의 꽃을 피우고 나는 나의 꽃을 피우면 되는 것이다. 누군가 낡고 오래된 라이카를 노농의 주름살에 초점을 맞출 때, 또 다른 사람은 최신의 M6를 목에 걸고 이국의 휴양지를 거닐고, 또 다른 사람은 금고 속의 수십 대의 라이카들을 만지면서 흐믓해 할 수 있는 것이다. 세상은 라이카가 표현할 수 있는 빛의 세계보다도 더 다양한 것이고 또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개인적으로 라이카가 진지한 많은 사진가들에 의해 그들의 세계를 표현하는 데 더 사용되기를 바라며 수집 또한 설익은 수집가보다는 나름의 분명한 철학과 목적의식을 지닌 수집가들에 의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싶다.    

  나는 라이카 사용자의 한 사람으로서 라이카에 매력을 느끼는 나와 같은 가난한 사용자들이 더욱 더 많이 라이카의 세계로 와서 그 낡고 오래된 렌즈들이 만들어 주는 그윽하고 깊은 분위기의 전율을 느끼기를 바란다. 그러나 사진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처음부터 라이카에 입문하는 것을 개인적으로는 찬성하지 않는다(그동안 단지 명성만을 듣고 일찍 라이카에 입문했다가 곧 실망하고 기기를 되파는 사용자들도 많이 보아왔다. 단지 개인적 견해일뿐이다.). 진정 자기가 좋아하는 꽃의 향기는 다른 꽃의 향기를 맡아 볼 때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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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for my family  and  my friend, Patrick L. Groleau. But I welcome everyone to my homepage.

 

 By  Hwayong, Kim     khy906@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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