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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 있는 이야기 : 진이

   훌륭한 사진은 사진으로 이야기를 말한다고 했던가? 그래서 'picture story’라고 하던가? 하지만 나는 그런 사진을 만드는 능력이 없다. 그래서 나는 '이야기가 있는 사진'이 아닌 '사진이 있는 이야기(story with picture)'를 하나 하려 한다. 사진속의 아이는 진이라는 아이이다. 내가 살던 집의 뒷집의 옆집에 살고 있다. 그 집에서 나는 일년 정도를 살았는데, 나는 다닥다닥 붙은 그 옛날 동네의 구조 때문에 안집, 옆집, 뒷집의 일상생활 소리의 상당 부분을 듣고 살아야 했다. 그러다 보니 이웃들의 웬만한 일상은 나도 잘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중 나를 가장 괴롭혔던 소음이 두 가지 있었는데, 하나는 앞집의 고양이처럼 우는 이상한 개 울음소리와 앞에서 말한 진이네 집 사람들의 시끄러운 목청이었다.

  나는 그 집 손녀가 진이라는 것을 이사오자마자 알 수 있었다. 왜냐하면 진이의 할아버지가 귀가하실 때마다 동네가 떠나갈 듯이 “진이야! 아이구 예뻐 죽겠네!”라는 소리를 외치곤 했기 때문이다. 아마 그 집 반경 100미터내(어쩌면 그이상) 사람들은 진이가 예쁘다는 것을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아이도 그럴 때마다 악쓰는 듯한 소리를 지르곤 했는데, 그 집 사람들이 목청이 커서 그런지 아이의 소리도 보통 큰 괴성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아이니까하고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날마다 그 소리가 반복되니까 조금씩 나도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대체 ‘진이’가 누구야? 왜 이리 시끄러운거야. 에잉...”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났다. 진이와 앞집 개의 괴성은 변함없이 반복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하도 신경질이 나서 그 시끄러운 집 사람들이 누구인지 눈으로 확인해 보기로 했다. 집들이 붙어 있으니까 찾는 것은 쉬웠다. 골목길로 나가 5미터만 걸어올라가면 되었으니까. 대충 소리의 강도 방향으로 추정한 위치에 작은 계단이 있었고 그 앞에 세네살 정도된 아이가 앉아 있었다. 나는 한눈에 그 아이가 진이임을 알아차렸다. 에잉 저놈이군하고 생각하며 나는 아이에게 다가가 “네가 진이지?”하고 말하며, 그 아이의 손을 잡고 일으켜 세웠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바로 아이의 자세였다. 자연스럽지 않은 서있는 모습과 다리의 모양이 둔한 나도 곧 이 아이가 다리가 불편한 아이임을 깨닫을 수 있었다. 순간 나는 그동안 이 아이를 속으로 미워했던 것을 후회하지 않을 수 없었다. 주정뱅이 할아버지의 아이에 대한 지나친 애정, 아이의 괴성 모든 것이 이해될 수 있었다. 그런 손녀를 둔 할아버지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후에도 아이의 괴성은 계속되었다. 그러나 나는 예전처럼 그 소리가 신경 쓰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시간이 가면서 애도 자라서 그런지, 아니면 겨울이어서 밖에 안 나와서 그런지 괴성 소리도 차츰 줄어갔다. 그리고 올 초봄에 나는 그 집에서 가까운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를 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곳에 자주 가는데, 가끔 동네를 산책할 때마다 그 집 앞을 지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진이와 진이의 할머니를 만나기도 하는데, 진이는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서인지 사람을 잘 따라서 내 품에도 잘 안긴다. 그리고 기쁜 것은 이제 걸음도 예전보다 훨씬 잘 걷는다는 것이다. 나는 남의 아픈 곳을 건드릴까봐 할머니께 자세한 것은 묻지 않았다. 내가 아는 것은 진이가 선천적으로 그렇게 되었다는 것뿐이다.

  사실 남의 큰 불행을 이렇게 이야기로 올리는 것은 나쁜 일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종교는 비록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정성과 바람이 모이면 정말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 혹시라도 이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진이가 완전히 건강해지도록 빌어주셨으면 좋겠다하는 마음에서 글을 쓰고 있다. 교회에 다니시는 분은 기도하실 때 한번정도 정성스럽게 기도해 주시면 매우 감사할 것이다. 아마 내 기도보다는 다른 분들 기도가 효력이 있을 것 같다. 나는 부모님 속을 많이 썩게 해서 내 기도는 효력이 없을 것 같다. 이번 주말에는 필름을 넣고 가서 진이에게 예쁜 사진을 만들어 주려고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것밖에 없는 것 같다. 안타깝게도.....

   어쩌면 진이를 걱정하는 나는 두 다리는 멀쩡하지만 마음은 더 병들어 있는지도 모르고 어쩌면 진이가 나를 걱정해야 하는 상태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렇다 하더라도 진이가 예쁘고 건강하게 커서 멋지고 가슴아픈 연애도 하면서 역시 어른으로서 마음의 병에 걸려 가슴아픈 기억도 갖게 되길 정말 바라고 싶다.

2001. 5. 24.  늦은 밤의 횡설수설

* 2001년 활동했던 한 사진동호회의 자유게시판에 올렸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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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Hwayong, Kim     khy906@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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